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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외자원개발 대대적 손질

43조 투자해 16조 회수…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사업 재평가

투자 대비 회수율이 38%에 불과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해 정부가 칼을 빼든다.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3개 공사가 추진 중인 81개 사업을 다시 들여다보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해외자원개발 혁신 TF’ 착수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TF는 해외자원개발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향후 부실을 막자는 취지로 출범했다. 객관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학계, 회계, 법률, 시민단체 전문가로 위원을 구성하고 위원장은 박중구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가 맡는다.

TF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대규모 부채와 부실로 추가손실 위험을 배제할 수 없고, 제3자의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경제성 분석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산업부 역시 2008년 이후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외형은 확대됐지만 성과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기준 투자(43조4000억원) 대비 회수율(16조7000억원)은 38%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확정된 손실액 13조6000억원은 투자비의 30%를 넘는 수준이다.

자원개발률은 2008년 5.7%에서 지난해 14.8%로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제 국내로 도입된 물량은 원유 0.3%, 광물 28%, 가스 29%에 그쳤다. 국내 기업이 조달ㆍ설계ㆍ시공(EPC)한 실적은 총 투자비의 3.4%(석유), 14.1%(광물) 수준이다. 운영권을 확보한 사업 실적 또한 11% 정도였다.

산업부는 △정확하지 않은 시장전망 아래 전통 유전에 집중 투자한 점 △고비용-고위험 사업 참여 △압축적 성장을 추진해 유가 하락기에 큰 손실을 본 점 △부실한 경제성 평가로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성급하게 인수한 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중요사항 위임(출자, 사채발행) 등 과도하게 공사에 자율권을 부여하고, 부처의 관리ㆍ통제 시스템은 원활히 작동하지 않은 점 등을 부실 발생 원인으로 꼽았다.

TF는 대규모 부채와 잔존부실로 추가 손실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예상 회수율이 국정조사 당시 121%로 전망됐지만, 최근 전문기관을 통해 다시 산정한 결과 95%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실제 회수액을 따져봤을 때 95% 수준의 회수도 불확실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TF는 실태조사를 통해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가스공사 등 3개 자원 공기업의 81개 사업을 우량, 관리, 조정 등 3개 군으로 분류하고 향후 처리방향을 권고하기로 했다. 연구용역 결과는 TF 분과회의를 통해 중간 점검하는 등 공사별로 심층적인 검증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들 3개 공기업이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중장기 재무관리와 부채감축 계획 등 구조조정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박중구 위원장은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국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안을 모색하고 비전을 갖고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부미기자 bo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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