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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설비공사업 독자 법령 놓고 갑논을박

종합 "분리발주 포석" vs 기계설비 "품질개선, 산업육성"

전기ㆍ정보통신처럼 독자적인 기계설비공사업 법령 신설을 놓고 건설업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종합건설업계에선 건설생산체계를 뿌리채 흔드는 ‘업역갈등 유발법’이라며 반대하는 반면 기계설비업계는 연간 30조원 규모의 산업 육성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라며 맞서고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된 기계설비산업 진흥법(기계설비진흥법)과 기계설비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법(기계설비유지법) 등 2건의 제정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과 국회 국토위원장인 조정식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했다.

두 법안 모두 기계설비공사업을 관할하는 독자 법령이다. 기계설비공사업은 건축물, 플랜트 등에 급배수, 냉난방, 공기조화, 자동제어, 배관설비 등을 조립ㆍ설치하는 공사를 말한다.

기계설비진흥법안은 5년마다 기계설비산업 진흥계획을 수립하고 정보체계 구축, 연구개발(R&D) 확대, 전문인력 양성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뼈대다. 기계설비유지법안은 안전ㆍ유지관리에 좀 더 무게를 뒀다. 기계설비 안전ㆍ유지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미준수 시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종합건설업계는 이번 제정안이 건설 생산체계의 근간을 훼손하고 중복 규율, 업역 갈등을 초래하는 법안이라며 반발한다.

특히 해당 법안이 사실상 ‘기계설비공사업 분리발주’를 염두해 둔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보통신공사(1971년), 전기공사(1976년)에 이어 소방설비공사업이 분리발주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강원ㆍ충북 지역에서는 기계설비 분리발주 조례가 이미 만들어졌다.

경기지역 종합건설업체인 A사 관계자는 “포장은 그럴듯하지만 결국 제정안의 목표는 분리발주”라며 “기계설비 외에 다른 24개 전문업종에서도 개별법 제정 움직임을 촉발시켜 종합시공 체계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사 관계자는 “업종 및 기술의 융ㆍ복합이 핵심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역행하는 분리법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기계설비공사업계에선 건축물의 안전 및 품질 향상, 에너지 절감 등을 위해 필요한 법안이라고 말한다.

조현일 대한기계설비협회 본부장은 “건축물에서 기계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데 비해 마땅한 기술기준, 유지관리 기준이 없다보니 품질이 천차만별”이라며 “기계설비 시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관리하는 법령일뿐 분리발주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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