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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모래 채취 제도개선 '발빠른' 해수부 '늑장' 국토부

해수부, 이달 말 제도개선 연구용역 마무리…국토부, 이제서야 용역 채비

바다모래 채취를 둘러싸고 해양수산부와 국토교통부의 행보에 두드러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올 연말을 바다모래 채취 해법 마련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정한 가운데 해수부는 이달 말 바다모래 제도개선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개선안의 윤곽을 드러낼 예정인 반면 국토부는 이제서야 연구용역 채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국토부의 늑장 대응으로 골재 수급 여건이 악화될 경우 국토부는 골재 수급 불안정을 초래한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해수부와 국토부 간 협의를 거쳐 연말까지 바다모래 채취 개선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바다모래 채취 이행조건 등을 놓고 해수부와 국토부의 팽팽한 신경전이 불가피한 가운데 해수부는 이미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지난 4월부터 해양환경관리공단이 수행 중인 바다모래 채취 관련 제도개선 연구용역이 이르면 이달 말 완료된다.

해수부는 이 연구용역을 통해 골재수급체계 현황과 국내외 관련 법령 및 사례, 바다모래 채취 제도개선 방안 등에 대한 해법을 개략적으로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바다모래 채취에 따른 수산자원과 해저지형 영향조사도 병행 추진해 해수부가 제시하게 될 제도개선 방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해수부는 연구용역과 별도로 바다모래 채취 계획단계부터 해양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해역이용영향평가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가 일찌감치 바다모래 채취 제도개선 대응에 나선 반면 국토부는 뒤늦게 골재원 다변화 방안과 바다골재 채취에 대한 사회적 합의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준비하고 있다.

국토부의 이번 연구용역은 남해 EEZ(배타적경제수역) 골재채취단지의 채취 중단으로 인한 바다모래 공급 감소로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 지역의 골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만큼 하천·산림·파쇄골재 등으로 골재 공급원을 다양화하고 바다골재 채취에 대한 당위성과 품질 확보 방안을 제시하는 게 핵심이다.

또한 바다골재 채취에 따른 환경·어업 피해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문제는 국토부의 연구용역이 아직 발주조차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연말까지 진전된 결과를 얻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바다모래 채취 제도개선에 대응하기 위한 논리가 해수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연구용역의 중간보고 결과 등을 연말까지 마련하는 개선방안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역이용협의 등을 위해 법률 개정까지 추진 중인 해수부와 비교할 때 국토부의 대응이 너무 안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남해 EEZ는 바다모래 채취가 중단됐고 서해 EEZ도 허가받은 물량이 거의 소진되고 있다"며 "국토부가 바다골재 채취로 인한 환경이나 어업 피해를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하고 제대로된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골재 수급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입력 2017-10-19 06:30:1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