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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법 상습위반사 공개’ 종합업체들 겁도 안낸다망신만 있고 처벌은 없으니 물방망이…업체 선정요건 까다롭고 제재 없어 유명무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선정해 발표하는 상습법위반업체 공포제도가 유명무실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하도급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명단공포 요건이 까다롭고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 외에 다른 처벌도 없어 원사업자의 법위반 억지력 제고에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상습법위반업체 선정 기준이 과도하리만큼 엄격하게 마련되면서 공정위를 의식하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해당 제도를 겁내지 않고 있다. 원사업자들의 불법·불공정 하도급 행태를 억제하겠다는 제도의 취지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게 업체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하도급법 상 상습법위반사업자 선정·공포 기준은 ‘3년간 경고 이상의 조치를 3회 이상 받은 사업자 중 벌점 4점을 초과한 사업자’로 2가지를 모두 충족하도록 규정돼 있어 선정 업체가 적을 수밖에 없게 설계돼 있다. 2018년 공포된 종합건설업체도 1만4000여개 중 3곳에 불과했다.

더욱이 벌점의 경우는 누계가 아닌 벌점과 경감조치를 모두 더하고 빼는 누산제로 운영되고 있어 ‘4점 초과’라는 조건에 해당되는 업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업체들은 덧붙였다.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사용하거나 업체 대표나 임원이 하도급 관련 교육을 받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경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상습법위반업체로 선정돼도 홈페이지에 게재되는 것 외에 별다른 처벌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담합의 경우 단 1회만 시정조치를 받아도 공공공사에 참여할 수 없도록 제재하고 있지만, 상습위반의 경우 아무런 처벌이 없어 이를 무서워하는 종합업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 소재 종합건설업체 ㄷ사와 군산 소재 ㄱ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두 업체는 각각 2017년과 2018년 연속 법위반 업체로 선정되고도 하도급대금 미지급 등의 갑질을 벌여 올해도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국회에서도 최근 문제점을 인식, 관련 법안을 내놓고 있다.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구갑)은 이달 초 상습법위반업체 선정·공포 기준을 ‘경고 이상 조치를 3회 이상 받거나 벌점 4점을 초과한 경우’로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유 의원은 “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위반사업자 선정기준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태규 기자 news88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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