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정보포탈-토탈엠앤에이

5조원 플랜트 두고 ‘고용 전쟁’ 벌이는 노동조합,,,

‘조합원 우선고용’ 요구에 공사 차질 우려

국내 최대 규모 민자 발전소인 고성하이화력발전소가 양대 노조의 갈등 심화로 공사 진행에 진통을 겪고 있다.

사업비만 5조1960억원에 달하는 이 발전소 공사에 ‘조합원을 우선 고용하라’며 두 노조가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순조로운 공정 진행이 우선인 건설사로서는 애가 타는 상황이다.

18일 경남지역 건설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전남동부ㆍ경남서부지부(이하 민주노총)는 지난 1월부터 경남 고성군 소재 고성하이화력발전소 건설현장 내 SK건설 사유지에서 ‘SK건설 규탄 집회’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착공한 이 현장에선 한국노총 전국건설ㆍ플랜트노동조합(이하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들이 SK건설의 협력업체인 성창E&C 등 4개사와 단체협약을 맺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당시 교섭창구 단일화를 통해 선정된 대표교섭노동조합과 체결된 협약이어서 법적 정당성을 갖췄다는 게 업계와 한국노총의 설명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SK건설과 성창E&C는 어용노조 강제가입,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위반 등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며 한국노총과의 단체협약 파기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성창E&C 측은 “한국노총으로부터 교섭요청을 받고 일주일간 교섭요구 사실공고문을 근로자 휴게실과 출퇴근 지문인식기 설치장소 등에 게시했음에도 당시 민주노총의 교섭요구가 없어 한국노총과 창구단일화를 거쳤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양대 노조의 대립에 가장 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원청인 SK건설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자사는 현장 근로자들과 직접 계약을 하는 주체가 아님에도 두 노조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어 당황스럽다”며 “근로자들 간의 갈등으로 자칫 공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민주노총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앞에서 ‘고성발전소 건설현장 부당노동행위 자행하는 SK건설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를 진행했다. 설 연휴 이후인 19일부터 이곳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용노동부와 지역 행정법원에 고성하이화력발전소 공정에서 불법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지속적인 고발도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달 중순 기자회견을 열고 “5조원이 넘는 공사를 진행 중인 SK건설은 경남지역 건설근로자를 고용하지 않고, 외부 인력과 발전소 설비공사에 고용될 수 없는 외국인 노동자 위주로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며 “SK건설과 하도급업체인 성창이엔씨가 플랜트건설노조와의 단체협약도 이행하지 않으며 노조활동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한국노총과의 고용 갈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권성중기자 kwon88@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