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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공사중단 사태, 대책 미뤄선 안 된다.
대한전문건설신문 | 2024-03-19 11:10:43

심각한 공사중단 사태, 대책 미뤄선 안 된다.

최근 건설공사 중단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건설공사가 공사비 문제로 중단됐다. 공동캠퍼스 현장은 지난해 10월 열흘간 공사 중단 후 발주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 대보건설이 협의체를 구성, 연내 적정공사비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진행하기로 하고 공사가 재개됐다. 하지만 그간 협상에 진척이 없어 다시 중단됐다.

그간 민간사업의 경우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2022년 6개월간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이 중단됐고, 지난 1월1일에는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현대건설이 1년 치 공사비 1800억원을 받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밖에도 신반포 22차 재건축, 행당 7구역 재개발 사업도 공사비로 갈등을 겪고 있다.

또한 KT와 대형건설사들도 갈등을 빚고 있다. KT는 도급계약서상 ‘물가 변동 배제 특약’을 들어 건설사에 물가 인상에 따른 공사비 상승분은 지급하지 않고 있다.

공사가 중단되는 원인은 물가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공사단가 상승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다. 2022년 10월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 사태가 촉발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자금경색 심화로 인한 공동주택 공사뿐 아니라 각종 개발사업 중단사태, 건설노조의 태업으로 인한 공사중단, 공사장 주변 민원인들의 집단 민원으로 인한 공사중단 등 다양한 원인으로 공사가 중단될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원인 중 공사비 상승에 따른 원인은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건설공사는 수주산업이기 때문에 계약 당시에 공사비 상승에 대해 합의한 규정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자재비, 장비비 그리고 인건비가 인상되면 당연히 공사비도 상승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 반영속도가 빠르지 않다. 이뿐만 아니라 반영에 한계도 존재한다. 발주처와 시공사 간의 생각이 다르고 물가상승에 대한 데이터를 믿지 못하는 뿌리 깊은 건설업에 대한 불신이 한몫하고 있다.

특히 공공공사의 중단은 사업유찰이 증가하고 있는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발주된 기술형 입찰 사업은 총 137건으로 이 중 57.7%(79건)가 유찰됐다. 유찰원인은 적정사업비가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주해 봐야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시공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공공사업의 유찰률이 50%가 넘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착공했거나 계약 중인 공사들이 적정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는 생산적 답을 내놓도록 노력하겠다”며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고 정부 내에서 해법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국토부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예산권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결심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모든 예산은 기재부의 검토와 승인으로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정부기관에서 공사비예산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는 절차를 신설해서 운영 중이지만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본다. 이 역시 기재부의 예산책정 기조의 변화 없이는 공염불에 거칠 것으로 본다.

정부예산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하는 사명을 기재부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물론 정부예산은 제한적인데 쓸 곳은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건설산업만 봐달라는 것은 아니다. 예산의 적정성이 훼손받으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 그 결과를 지금 우리는 겪고 있는 것이다. 공사중단 사태와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유찰사태만이 아니다. 드러나지 않는 문제도 수없이 많을 것이다. 저가수주에 이은 저가하도급 유발, 무리한 공사원가 절감으로 발생하는 품질문제, 공사간접비 절감을 위한 무리한 공기단축에 따른 안전사고 급증 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잦은 유찰로 사회간접시설물의 완공시기가 늦어지고 이로 인한 시민불편, 물류비 증가 등도 있다.

건설산업은 과거의 영광도 있고 불명예도 있다. 현재에도 불명예가 존재하는 것은 건설산업이 안고 있는 불치병이기도 하다. 정부에서 노력하고 있으니 서서히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적정공사예산의 미확보로 유찰이 이어지고 있고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원가 상승의 반영문제로 공사중단 문제가 심각한 것은 해결해야 한다. 정부의 기조변화와 해결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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