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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칼럼] ‘보편형 공공임대’ 정책이 챙겨야 할 것들
대한전문건설신문 | 2026-10-19 11:05:34
[보라매칼럼] ‘보편형 공공임대’ 정책이 챙겨야 할 것들
주택 정책에서 ‘보편’이란 기존 저소득층ㆍ취약계층 중심의 지원 틀을 깨고 중산층을 포함한 다양한 소득 계층의 무주택 실수요자까지 정책 대상을 넓힌 형태를 뜻한다.
정부가 이번에 ‘2030 주거안정플랜’으로 내놓은 공적 주택은 대상의 포괄화(소득·자산 기준 완화), 품질의 고급화(중산층 수요 반영), 주거의 안정성(장기 주거 허용)이 특징이다. 좁은 평형과 외곽 입지 중심에서도 벗어난다. 입주 자격(소득·자산 상한선)과 임대료 수준(주변 시세 대비 할인율)은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청년·전문가 등의 의견을 더 듣고 연내 발표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주거안정플랜을 통해 쏟아내는 주택 물량은 모두 119만 가구에 달한다. 국내 전체 임차가구(871만7000 가구)의 13.6%에 달하는 적지 않은 규모다. 이 중에서 92만 가구(77%)는 수도권에 집중 배치된다.
여기까지 보면 소득에 상관없이 양질의 주택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는 ‘유럽식 사회주택 모델’이 연상된다. 정부는 통합 공공임대와 물량이 겹치지 않도록 투트랙으로 운영한다는 방침도 밝히며 더 촘촘한 주거복지 실현을 강조했다.
임대주택 품질을 높이고 주거 사다리를 복원한다는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유럽의 사회주택이 지금 보여주는 현실처럼 이 정책의 최대 걸림돌은 재정 지속성이다. 품질은 높이고 임대료를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하면 장기 운영 손실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운영 손실이 누적되면 오히려 주택 노후화 등 품질이 떨어지는 역효과도 발생 가능하다. 공공부문이 중산층의 임대인 역할까지 맡는 정책이 국가 재정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해치는 것은 아닌지 고민도 필요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거주자의 주거 독립 여부다.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장기 공공임대 재고가 늘어나면 주택 소유(자가) 동기를 상실할 수 있다.
임대주택에 안주할 위험이 있어 효과적인 자산 축적과 주거 독립이라는 목적이 퇴색된다는 뜻이다. 최근 서울시가 추진한 시프트(장기전세주택) 20년 만기 거주자들이 분양전환이나 재임대를 요구하며 시와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이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다. 결국 내 집 마련으로 향하는 사다리가 아니라 장기 체류로 가는 종착지가 될지 모르는 부분이 투트랙 전략의 딜레마다.
이재명표 보편형 공공임대의 관건은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공급시차를 얼마나 줄이느냐다. 하지만 소득·자산 기준과 임대료 등 세부 기준 역시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이 그에 못지않게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공적주택이 내 집 마련의 통로로 정착된 싱가포르 등 주거복지 선진국의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공공임대가 ‘취약층 주택’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야 전·월세난을 해소하는 순기능을 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공 주도의 공급정책도 중요하지만 주택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민간 임대와 매매 공급의 물꼬를 터야 한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고 실거주 의무 개선 등 규제 보완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민간을 놔둔 채 공공의 직접 매입·건립만으로는 재정과 시차의 한계가 명확하다. 민간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전향적으로 활용해 민간 장기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공공·민간 투트랙’ 전략도 검토할 만하다. /손동우 매일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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