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보라매칼럼] 부동산 안정은 세금보다 공급이 더 중요
대한전문건설신문 | 2026-08-13 11:43:29
[보라매칼럼] 부동산 안정은 세금보다 공급이 더 중요
정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고가 비거주 1주택자와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명분은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 정상화다. ‘집주인은 자기 집에 들어가 살아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지금 주택시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가 과연 고가주택 보유자인지 묻고 싶다. 정부가 정조준해야 할 대상은 흔들리는 전·월세 시장이다.
주택시장의 가격을 결정하는 건 수급이다. 특히 서울처럼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서는 임대시장이 먼저 흔들리고, 그 충격이 매매시장으로 전이된다. 지금 나타나는 신호가 바로 그렇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줄어드는 전형적인 전세난의 모습이다.
정부의 세제개편은 이같은 흐름을 완화하기보다 오히려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것이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이다. 정부는 장기보유 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거주 기간 중심의 세액공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오래 보유한 것 자체도 공제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실제 거주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장 참여자의 행동 자체를 바꾸는 정책이다.
그동안 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했던 이른바 ‘비거주 1주택자’는 절세를 위해 자기 집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게 되면 기존 세입자는 다른 집을 찾아야 한다. 서울처럼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선 이런 변화가 누적될수록 전·월세 품귀현상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
양도세 강화도 마찬가지다.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 더 많은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다르다. 세 부담이 커질수록 매도를 미루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보유세 인상도 마찬가지다. 집주인은 늘어난 세금을 임차료에 반영하려는 경향이 있다. 월세를 올리거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결국 세 부담은 임차인에게 전가되고 전·월세 가격은 다시 상승 압력을 받는다.
지금 필요한 건 세금이 아니라 공급이다. 특히 규제에 의해 멈춰 있는 정비사업을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빠른 공급 확대 방안이다.
주택금융 정책도 현실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유례를 찾기 힘든 초강력 대출 규제는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고 거래 위축도 심화한다. 경직된 금융 규제는 시장의 숨통을 틔워주는 방향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세제 역시 임대 공급을 위축하게 해선 안 된다. 주택을 임차하는 것이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상생임대인 제도와 같은 공급 유인 정책은 유지하거나 확대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를 시장 불안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전방위적인 세금과 규제를 동원했다. 결과는 어땠는가. 거래는 줄었고 공급은 위축됐으며, 집값은 더 뛰었다.
이번에 규제 대상이 다주택자에서 비거주 1주택자로 바뀌었다. 대상만 달라졌을 뿐 접근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어제의 오답노트가 오늘의 정답이 되기는 어렵다. 현재 주택시장의 가장 큰 불안은 집값이 아니라 전·월세 시장이다. 정부가 진정 시장 안정을 원한다면 세제를 손볼 게 아니라 전·월세, 나아가 주택 공급을 늘릴 방안부터 내놓아야 한다. 결국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은 세금이 아니라 공급이다. /최진석 한국경제신문 기자
|
|
건설관련뉴스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