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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노트] 건설소송에서의 감정절차
관리자
2026-10-19 8
[법률노트] 건설소송에서의 감정절차

감정(鑑定)이란 전문가가 재판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자신의 의견과 지식을 법원에 보고하는 것을 말한다. 법관이 재판에 관련된 특정한 사항에 관해 전문가의 지식을 빌려야 하는 경우가 있으면 그 전문가에게 의뢰해 필요한 의견과 지식을 들어보는 증거절차가 감정인 것이다.

건설소송에서는 공사업자가 시공한 ‘기성고의 산정’이나 ‘잔여 공사비’ 또는 ‘하자 보수에 필요한 공사비’를 얼마로 정할 것인지 쟁점인 경우가 많으므로 증거방법으로 감정절차가 자주 사용된다. 즉, 공사가 중도 해지되더라도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기성고를 지급해야 하므로 기성고의 산정이 문제되고, 잔여 공사를 후속 업자에게 맡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공사비 증가를 도급인의 손해로 인정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잔여 공사비 산정이 문제되며, 준공 이후 발생한 하자 보수를 둘러싸고 하자 보수에 필요한 객관적인 공사비의 산정이 문제되는 것이다.

대법원은 “감정인의 감정결과는 그 감정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어 감정인의 판단은 재판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감정인 선정에서부터 감정결과에 이르기까지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1) 감정인 선정은 법원이 마련한 감정인 명단에서 무작위로 추출해 선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소송물이 큰 경우처럼 중요한 사건에서는 감정인 후보자를 복수로 정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묻는데, 그 과정에서 감정인 후보자는 자기 경력과 감정에 대한 보수액을 밝히게 되고, 당사자들은 위 내용을 보고 의견을 제시한다. 법원은 당사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후보자를 감정인으로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감정인이 결정되고 감정을 신청한 당사자가 감정비용을 예납하면 감정인 선정절차가 끝난다. 감정신청인은 비용이 많다고 생각되면 법원에 감액을 요구할 수 있고, 법원은 감정인의 의견을 들어 조정하는 경우도 있다. 감정인으로 선정되더라도 감정인이 성실하게 감정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 당사자는 감정인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

2) 감정인은 감정기일에 출석해 선서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공공기관‧학교, 그밖에 상당한 설비가 있는 단체 또는 외국의 공공기관에 감정을 촉탁할 수 있고, 이 경우 감정인 선서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위와 같은 기관은 그 자체로 감정에 신빙성이 부여된다고 추정되는 경우이기 때문에 선서를 생략하는 것인데, 실무상 위와 같은 기관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을 감정인으로 선정하면서 감정촉탁을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위와 같이 선서없이 받아낸 감정결과는 증거능력이 없다는 것이 판례다.

3) 감정인은 업무 수행과정에서 당사자에게 필요한 자료를 요청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 타인의 토지, 주거, 관리 중인 가옥, 건조물 등의 시설물에 출입할 수 있다. 당사자가 감정자료를 감정인에게 직접 전달하면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내용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법원에 관련 자료를 법원을 통해 제출할 것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

4) 감정은 다른 사람에게 위임해서는 안 되는 것이나 실제로는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당사자가 이를 발견하면 법원에 사실을 알리고 감정인 교체를 요청할 수 있다. 감정인이 현장 조사를 할 경우 미리 당사자에게 일정을 고지하고 참여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현장에 참여하는 당사자는 본인이나 소송대리인이 아니더라도 공사 관계자면 허용된다.

5) 감정인이 감정서를 법원에 제출하면 당사자는 감정서를 열람해 이의를 제기할 부분이 있으면 법원에 사실조회의 형태로 질의하면서 감정서의 변경 내지는 정정을 요청할 수 있고, 감정인을 증인으로 신청할 수도 있다. 다만, 감정인은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관련 판례 등 객관적이고 타당한 자료를 제시해 감정서 내용의 변경 내지 정정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6) 감정인의 감정결과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으로서도 이를 배척할 수 없는데도, 감정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재감정을 신청하는 경우 쉽게 채택되지 않는 것이 실무다.

건설소송과 같이 감정결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 ‘감정인이 법관의 입을 통해 자기 의견대로 판결을 한다’는 하소연이 있을 정도이므로 소송 당사자로서는 감정절차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대응해야 한다.  /노만경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전 대법원 재판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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