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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종합건설, 입찰 참여 제한하는 전문공사 범위 10억으로 높여야”

[전건협 제12대 집행부 출범 특집] 전문건설업 육성·발전 정책세미나 - 전문가 토론 내용

건설업 상호시장 개방 이후 나타난 문제점을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지난달 26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개최한 ‘전문건설업 육성 및 발전 정책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건설업계 전문가들의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은 김명수 가톨릭대학교 경제학전공 교수를 좌장으로 △김근오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과장 △김길수 태인건설 대표이사 △김영현 대한전문건설협회 건설정책본부장 △손정욱 이화여자대학교 건축도시시스템공학전공 부교수 △안종욱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산업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제도 도입 목표인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과 건설사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관련 제도 시행 이후 드러난 종합·전문 간 수주 불균형 등 부작용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는 모두 공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자세히 들어봤다.

김길수 태인건설 대표이사

“우리 전문건설은 현재 도산의 위기에 빠져 있다. 우리 5만여 전문건설사가 피부로 느끼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생산체계 개편에 대한 목적이 무엇인가를 묻고 싶다. (상호시장 진출이)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정책이라면 재검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전문건설사 중 면허를 한 개 또는 두 개 가지고 있는 회사가 약 90% 이상이다. 때문에 전문건설과 종합건설 간의 업역을 균등하게 맞추기 위해서는 사전에 소규모 영세업체 보호방안부터 마련됐어야 한다.

법부터 개정해 놓고 따라오라는 식으로 하다 보니까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다.

지표상으로 봐도 종합공사를 전문건설사가 수주한 비중은 7.5%, 전문공사를 종합건설사가 수주한 비중이 27.3%로 나타난다.

또 다른 일례로 종합공사를 발주하면서 10개 이상의 업종 등록을 요구하는 발주처도 있다. 종합건설사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전문공사 범위를 10억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이같은 문제들을 감안할 때 상호시장 진출 제도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심도있는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종합건설의 전문공사 잠식화 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생산체계 개편은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된다는 판단이다”

김영현 대한전문건설협회 건설정책본부장

“건설산업 혁신방안에 대한 원론적 문제 제기를 우선 해보고 싶다. 건설산업 혁신방안은 근본적으로 생산성 및 경쟁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업역 규제에 대한 부분을 해소해서 상호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큰 골자다.

다만 생산성 제고와 경쟁력 확대를 위한 방안이 왜 상대 시장 진출이었느냐는 의문이 있다. 또 이러한 수단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여러 기준이나 절차들이 합리적이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아 종합과 전문 간 수주 격차가 4배 이상 벌어지는 등 문제가 파생되고 있다.

상대 시장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문제는 없어야 한다. 건설산업 혁신의 취지가 달성되고 있는가에 대한 것은 심각한 의문을 갖고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도 시행 이후 1년여가 지나고 있는 지금, 성과 분석과 원점 재검토를 고민할 시기다.

마지막으로 건설산업기본법은 공사 해당 업종을 등록하고 건설 공사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하위 법령에서 상대시장 진출을 허용한다고 해서 이를 의무화하는 것은 법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다. 앞으로 업역 중심의 그런 수주체계로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손정욱 이화여대 건축도시시스템공학전공 부교수

“건설산업의 업역과 업종은 역사적으로 전쟁 직후 만들어져 지금까지 유지됐다. 다만 최근 모든 산업에서 발전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은 통합과 협력을 강조하는 쪽으로 양상이 바뀌고 있다.

국토부가 업역 개편을 추진한 것은 이러한 산업환경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다만 방법론에서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겠지만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종합건설은 종합건설업답게, 전문건설은 전문건설업답게 각각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은 역할이 매우 다르고, 동등한 입장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합건설은 시공 자체를 수행한다기보다 공정관리 등에 집중하고, 전문건설은 시공능력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 또 그렇기 때문에 종합과 전문간 협력 관계를 잘 구축하는 것이 건설산업을 발전시키고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전문건설업계는 앞으로 두 가지를 고민해야 한다. 첫째 공정관리나 사업위험 관리 등 발주자의 목적을 수행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둘째는 공사 이전 단계에부터 참여해 설계도 같이 하고 공사기간 절감도 같이 하는 협력적 역할을 전문건설사가 갖춰야 한다”

안종욱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산업연구본부 부연구위원

“건설산업뿐만 아니라, 전 산업의 가치사슬이 재편되고 있는 시점이다. 특히 전통적인 산업에서는 가치사슬들이 통합되는 추세라고 보여진다.

건설만 해도 기획부터 설계, 시공, 유지보수까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이 굉장히 긴 산업인데 이 과정이 통합되면서 길이가 짧아지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즉, 쭉 펼쳐져 있던 밸류체인 중 한 단계인 시공 단계도 통합 대상인데, 앞으로는 시공만으로 먹고살 수 있는가가 문제다. 시공 영역의 파이 자체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러한 우려에서 건설 업역 체계개편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생각해볼 부분은 꼭 공정이 업종이어야 되나. 그리고 업종이 꼭 계약 자격으로 이어져 있어야 하나라는 원론적인 의문이다. 공종에 맞게 업종 면허를 나누고 그에 따라 계약 자격을 주는 형식은 고정 관념일 수도 있다.

건설산업이 나아갈 방향과 상호시장 진출 부작용을 없애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자면, 우선 영세사업자 그리고 보호할 시장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보다 정확하고 다양한 통계 자료와 논의를 통해 점검을 해야 올바른 방향 설정이 될 것이다”

김근오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과장

“올해 상호시장 진출을 허용한 이후 전문건설업이 종합건설업에 비해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정부도 판단하고 있다. 관련해 문제가 있다면 제도 개혁 방향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는 얼마든지 조정을 하고 재검토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해당 제도의 본래 취지인 직접시공비율 확대를 위해 연내 현장 감독을 계획하고 있다. 또 2024년부터 시행 예정인 전문건설사 간 컨소시엄 방식도 별도의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성공모델을 만들어 적용한다는 목표다.

다만 제도가 시행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아예 원상복구를 하자는 주장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내년 민간공사도 상호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고, 대업종화도 예정돼 있어 이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전문건설업계에 묻고 싶은 부분이 있다. 과거 업역을 구분해놓고 칸막이를 쳐놓은 모습이 전문건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인지 모르겠다. 전문건설업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 설정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강휘호 기자] noah@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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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협 제12대 집행부 출범 특집] 전문건설업 육성·발전 정책세미나 - 전문가 토론 내용

건설업 상호시장 개방 이후 나타난 문제점을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지난달 26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개최한 ‘전문건설업 육성 및 발전 정책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건설업계 전문가들의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은 김명수 가톨릭대학교 경제학전공 교수를 좌장으로 △김근오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과장 △김길수 태인건설 대표이사 △김영현 대한전문건설협회 건설정책본부장 △손정욱 이화여자대학교 건축도시시스템공학전공 부교수 △안종욱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산업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제도 도입 목표인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과 건설사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관련 제도 시행 이후 드러난 종합·전문 간 수주 불균형 등 부작용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는 모두 공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자세히 들어봤다.

김길수 태인건설 대표이사

“우리 전문건설은 현재 도산의 위기에 빠져 있다. 우리 5만여 전문건설사가 피부로 느끼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생산체계 개편에 대한 목적이 무엇인가를 묻고 싶다. (상호시장 진출이)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정책이라면 재검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전문건설사 중 면허를 한 개 또는 두 개 가지고 있는 회사가 약 90% 이상이다. 때문에 전문건설과 종합건설 간의 업역을 균등하게 맞추기 위해서는 사전에 소규모 영세업체 보호방안부터 마련됐어야 한다.

법부터 개정해 놓고 따라오라는 식으로 하다 보니까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다.

지표상으로 봐도 종합공사를 전문건설사가 수주한 비중은 7.5%, 전문공사를 종합건설사가 수주한 비중이 27.3%로 나타난다.

또 다른 일례로 종합공사를 발주하면서 10개 이상의 업종 등록을 요구하는 발주처도 있다. 종합건설사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전문공사 범위를 10억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이같은 문제들을 감안할 때 상호시장 진출 제도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심도있는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종합건설의 전문공사 잠식화 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생산체계 개편은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된다는 판단이다”

김영현 대한전문건설협회 건설정책본부장

“건설산업 혁신방안에 대한 원론적 문제 제기를 우선 해보고 싶다. 건설산업 혁신방안은 근본적으로 생산성 및 경쟁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업역 규제에 대한 부분을 해소해서 상호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큰 골자다.

다만 생산성 제고와 경쟁력 확대를 위한 방안이 왜 상대 시장 진출이었느냐는 의문이 있다. 또 이러한 수단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여러 기준이나 절차들이 합리적이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아 종합과 전문 간 수주 격차가 4배 이상 벌어지는 등 문제가 파생되고 있다.

상대 시장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문제는 없어야 한다. 건설산업 혁신의 취지가 달성되고 있는가에 대한 것은 심각한 의문을 갖고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도 시행 이후 1년여가 지나고 있는 지금, 성과 분석과 원점 재검토를 고민할 시기다.

마지막으로 건설산업기본법은 공사 해당 업종을 등록하고 건설 공사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하위 법령에서 상대시장 진출을 허용한다고 해서 이를 의무화하는 것은 법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다. 앞으로 업역 중심의 그런 수주체계로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손정욱 이화여대 건축도시시스템공학전공 부교수

“건설산업의 업역과 업종은 역사적으로 전쟁 직후 만들어져 지금까지 유지됐다. 다만 최근 모든 산업에서 발전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은 통합과 협력을 강조하는 쪽으로 양상이 바뀌고 있다.

국토부가 업역 개편을 추진한 것은 이러한 산업환경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다만 방법론에서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겠지만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종합건설은 종합건설업답게, 전문건설은 전문건설업답게 각각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은 역할이 매우 다르고, 동등한 입장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합건설은 시공 자체를 수행한다기보다 공정관리 등에 집중하고, 전문건설은 시공능력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 또 그렇기 때문에 종합과 전문간 협력 관계를 잘 구축하는 것이 건설산업을 발전시키고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전문건설업계는 앞으로 두 가지를 고민해야 한다. 첫째 공정관리나 사업위험 관리 등 발주자의 목적을 수행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둘째는 공사 이전 단계에부터 참여해 설계도 같이 하고 공사기간 절감도 같이 하는 협력적 역할을 전문건설사가 갖춰야 한다”

안종욱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산업연구본부 부연구위원

“건설산업뿐만 아니라, 전 산업의 가치사슬이 재편되고 있는 시점이다. 특히 전통적인 산업에서는 가치사슬들이 통합되는 추세라고 보여진다.

건설만 해도 기획부터 설계, 시공, 유지보수까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이 굉장히 긴 산업인데 이 과정이 통합되면서 길이가 짧아지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즉, 쭉 펼쳐져 있던 밸류체인 중 한 단계인 시공 단계도 통합 대상인데, 앞으로는 시공만으로 먹고살 수 있는가가 문제다. 시공 영역의 파이 자체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러한 우려에서 건설 업역 체계개편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생각해볼 부분은 꼭 공정이 업종이어야 되나. 그리고 업종이 꼭 계약 자격으로 이어져 있어야 하나라는 원론적인 의문이다. 공종에 맞게 업종 면허를 나누고 그에 따라 계약 자격을 주는 형식은 고정 관념일 수도 있다.

건설산업이 나아갈 방향과 상호시장 진출 부작용을 없애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자면, 우선 영세사업자 그리고 보호할 시장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보다 정확하고 다양한 통계 자료와 논의를 통해 점검을 해야 올바른 방향 설정이 될 것이다”

김근오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과장

“올해 상호시장 진출을 허용한 이후 전문건설업이 종합건설업에 비해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정부도 판단하고 있다. 관련해 문제가 있다면 제도 개혁 방향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는 얼마든지 조정을 하고 재검토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해당 제도의 본래 취지인 직접시공비율 확대를 위해 연내 현장 감독을 계획하고 있다. 또 2024년부터 시행 예정인 전문건설사 간 컨소시엄 방식도 별도의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성공모델을 만들어 적용한다는 목표다.

다만 제도가 시행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아예 원상복구를 하자는 주장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내년 민간공사도 상호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고, 대업종화도 예정돼 있어 이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전문건설업계에 묻고 싶은 부분이 있다. 과거 업역을 구분해놓고 칸막이를 쳐놓은 모습이 전문건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인지 모르겠다. 전문건설업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 설정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강휘호 기자] noah@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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