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정보포탈-토탈엠앤에이

계약이행보증보험금 ‘분쟁때도 50% 선지급’ 추진 개악 우려공정위 시정 요구로 금감원서 표준약관 개정 나서

분쟁 책임소재 안 가려져도 조기지급 무조건 적용 방침

보증기관서 구상권 청구시 하도급사 압류 등 피해 예고

계약이행보증보험금을 원도급사가 요구할 경우 지체없이 지급토록 해당 보험 약관의 개정이 추진되고 있어 하도급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책임소재 여부와 무관하게 일정규모 보험금을 무조건 지급토록 변경될 예정이어서 하도급사들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채무이행보증보험 표준약관’을 보험금 지급을 앞당기는 방향으로 개정 중에 있다. 이는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요구한데 따른 조치다.

원·하도급간 보험금 청구를 두고 다툼이 많은 계약이행보증보험 등의 지급 절차를 손봐 분쟁시에도 가지급금(예상보험금의 50%)은 우선지급토록 한다는 게 개정 내용의 핵심이다.

개정이 완료되면 SGI서울보증을 비롯한 금감원의 표준약관을 따르고 있는 보증기관들의 정책이 ‘보험금 우선지급’ 방향으로 대거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단 국토교통부 관리 하에 있는 건설공제조합들은 약관 개정의 영향을 당장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약관 시정요청이 들어와 개정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개정을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도급업계에서는 책임 소재 판단 없이 보험금 지급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질 경우 하도급업체는 아무런 잘못이 없어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계약이행보증은 하도급업체가 계약상 공사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을 경우 원도급업체가 보증기관에 청구를 하면 기관에서 보험금을 지급한 후 하도급업체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 양사가 보험금 지급을 두고 책임소재 등의 다툼을 벌이는 경우 부지급 사유로 분류, 지급을 미루거나 제한해 왔다.

그러나 금감원 약관이 개정되면 50%에 해당하는 보험금이 무조건 선지급되는 만큼 하도급업체는 실제로 공사를 잘 이행하고도 압류, 추가보증 불가 등의 억울한 피해를 입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하도급 책임소재를 따져보지 않는다는 건 하도급업체만 죽으란 소리”라며 “교통사고시에도 책임 소재를 따져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이행보증을 선 지급하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 개악”이라고 지적했다.

남태규 기자 news883@naver.com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