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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경자청, 공사비 안주고 돌려막고…

국조실ㆍ산업부 부패예방감시단 실태점검 결과

정부가 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들의 해외 출장과 기반시설 조성공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외유성 출장 및 국고보조금 부당 수급ㆍ집행 사례, 불공정 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지난해 6~9월 8개 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의 ‘공무국외여행’과 ‘기반시설 조성공사’ 실태를 점검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점검은 경자청의 외자유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함에도 외유성 출장이 잦고 대규모 국비(3415억원)가 지원된 기반시설 조성공사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뤄졌다.

점검 결과 2개 이상의 지자체가 연합해 ‘조합’ 형태로 운영하면서 기반시설 조성공사를 진행 중인 3개 경자청(부산ㆍ진해, 광양만권, 대구ㆍ경북)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또 경자청의 운영ㆍ예산ㆍ감사권한을 가진 조합위원(시ㆍ도의원, 부시장 등)이 해외시찰 명목으로 매년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녔으며 외자유치 업무와 관련 없는 일반직원들도 선진사례 벤치마킹 명목으로 매년 관광성 해외출장을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대구ㆍ경북경자청은 산단 진입도로 개설공사를 시행하면서 지난 2016년 본 공사에 대한 설계ㆍ보상이 완료되지 않아 착공을 할 수 없는데도, 보상비를 확보할 목적으로 마치 공사를 착공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국고 보조금을 허위 신청해 75억 원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ㆍ경북경자청은 또 공사금액 100억 원 미만인 경우 지역 업체들에 한정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을 악용해 2014년 4월 공사 총 금액이 619억 원인 공사를 부당하게 523억 원과 96억 원 규모의 공사로 분할해 96억 원 규모의 공사를 지역의 특정 업체가 수주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줬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은 이 과정에서 대구경북경자청이 공사비 10억 1800만원을 더 부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광양만권(전남ㆍ경남)경자청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국고 보조금 3000만 원을 임의로 전용해 인근마을 체육시설 공사비로 썼다가 적발됐다. 여기에 감리자와 계약한 감리용역(2014년 2월 12일~17년 4월 30일)이 끝났으나 시공중이던 가드레일 공사가 완료되지 못하자 이에 대해 추가로 감리업무(2017년 5월 1일~7월 31일)를 시키고도 감리비 4796만 원을 주지 않았다.

이밖에도 공사물량이 감소했는데도 공사비를 감액하지 않은 사례, 저가하도급 심사를 하지 않은 사례, 무면허 건설업자에게 하도급을 주어 부실공사가 발생한 사례도 확인됐다.

감시단은 이로 인해 총 120억 5925만 원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들 3개 경자청에서 관광성ㆍ외유성 해외출장이 47건이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자청의 운영·예산심사·감사 권한을 가진 시·도의원, 부시장 등 조합위원이 해외시찰 명목으로 매년 관광지 위주의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닌 사례는 8건이었다.

외자유치와 무관한 퇴직예정자 등 일반직원들이 선진사례 벤치마킹 명목으로 매년 관광성 해외출장을 다닌 사례도 25건 적발됐다.

단일 지자체에 소속된 5개 경자청의 경우 점검 대상 기간 일반직원들이 외자유치와 무관하게 외유성 해외 출장을 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부패예방감시단은 부산ㆍ진해, 광양만권, 대구ㆍ경북 경자청을 소관하는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관광성 해외출장,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등에 책임이 있는 지자체 공무원 23명에 대해 징계 등 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부실시공과 불법하도급 업체에 대해 업무정지 등 행정제재 조치를, 부당 집행된 해외 출장비에 대해 환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감시단 관계자는 “앞으로 경자청의 관광성 해외출장을 차단할 수 있도록 공무국외여행 심사기준을 강화하고 ‘하도급계약심사위원회’를 설치해 하도급계약의 적정성을 철저히 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부미기자 bo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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