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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경쟁력 세계 2위 싱가포르, 끊임없는 투자 ‘왜?’

도시 인프라가 국가 경쟁력 인식

지난해 GDP의 4.4% 예산 투자

2020년까지 6% 수준으로 증액

韓은 2.4% → 1.8%로 급감 ‘대조’

“지속가능한 발전 위해 투자 절실”

# 싱가포르 창이(Changi) 공항은 연간 국제 여행객 수용능력이 8200만명으로 세계 1위다. 2016∼2017년 세계 1위 공항(The World’s Top 10 Airports, World Airport Awards)으로 연이어 선정됐다. 하지만,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작년 10월 4번째 여객터미널을 본격 가동한 데 이어 기존 터미널(1∼4)을 모두 합친 만큼 큰 5번째 터미널을 건설 중이다. 세계 최고 공항을 놓고 창이 공항과 경쟁 중인 인천 공항은 지난 1월에야 2터미널을 개항, 여객처리능력을 연간 5400만명에서 7200만명으로 늘렸다. 국제공항의 경쟁력은 양질의 서비스와 함께 규모(여객수용능력)가 뒷받침돼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 보유국인 싱가포르가 인프라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도시 인프라가 곧 국가 경쟁력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투자라는 정책 기조에 따른 조치다.

1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2017년 국내총생산(GDP)의 4.4%인 183억 싱가포르 달러(S＄, 약 15조원)인 인프라 투자 예산을 오는 2020년에는 GDP의 6% 수준인 300억 싱가포르 달러(약 25조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상 GDP 대비 인프라 투자 추정비율(연평균 GDP 증가율 2.8% 적용 시)이 2017년 2.4%에서 2021년 1.8%로 급감하는 것과 대조된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발표한 싱가포르의 인프라 부문 경쟁력(The Global Competitiveness Index 2016-2017)은 세계 2위. 싱가포르는 정부 주도 하에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로 순위를 ‘5위(2013∼2015)→4위(2015-2016)→2위(2016-2017)’로 꾸준히 끌어올렸다. 반면 한국은 12위에서 정체 상태다.

싱가포르는 인프라 예산에서 보듯이 정부 주도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창이 공항 확장 외에도 싱가포르 서쪽 투아스(Tuas) 지역을 매립해 대규모 투아스 항만을 건설하고 있다. 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잇는 철도(HSR)가 완공되면 자동차로 6시간 걸리는 거리를 1시간30분 만에 갈 수 있게 된다.

도심 과밀화 방지를 위한 분산(Decentralization) 정책도 추진 중이다. 주롱(Jurong) 호수지역을 과학과 기술의 요충지가 될 새로운 도심으로 조성하는 등 보다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투자다.

차량이 적은 도시(Car-lite city)를 목표로 대중교통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지하철과 버스 노선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자전거, 전동기(Personal mobility) 이용이 쉽도록 편리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지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싱가포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가 경쟁력 향상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는 도시 인프라가 세계 주요도시로 연결된 경제 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법이자, 도시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의 원천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외에도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국들의 인프라 투자 증가율은 4∼13% 수준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시장은 향후 10년간 매년 약 7∼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아시아 지역이 2015∼2030년 동안 현재의 성장률을 유지하려면 260억 달러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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