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정보포탈-토탈엠앤에이

민간 대금·임금 직불시스템… 원도급사 갑질만 키웠다원도급사 승인 안하면 이체 안돼…
되레 지급 지연,,
이용 수수료는 이득 안 보는 하도급사가 부담 ‘황당’

약자보호 취지 무색… 악용 막을 장치 없어 속수무책

종합건설업체들이 하도급대금(노무비) 지급에 주로 활용하고 있는 ‘노무비닷컴’에 대해 하도급업체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건설업체들은 “노무비닷컴을 쓰고 노무비 지급이 더 느려졌다”, “하도급업체에게만 과한 수수료를 부과한다”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올해 상반기 안으로 대금·임금 직불기능을 갖춘 대금지급시스템을 공공에서 의무화하는 것과 동시에 민간에서도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전문건설업계는 또 다른 약자인 하도급업체의 피해를 야기 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민간에서 주로 활용되는 대금지급시스템은 노무비닷컴이다. 업체들은 노무비닷컴을 사용하면서 원도급업체와의 갑·을관계만 재확인하게 됐다며 약자보호에 허점이 많은 민간 시스템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토공사 전문업체인 A사 관계자는 “노무비닷컴에서 노무비·자재비·장비비 등 기성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원도급업체의 최종 승인이 필수고, 원도급사의 몽니로 지급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원도급업체가 시스템을 악용해 기성을 최종지급 하지 않아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더욱이 이체실행만 되지 않았을 뿐 하도급업체 명의의 에스크로계좌에 기성이 입금됐기 때문에 하도급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간주돼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점이 하도급업체들을 더욱 당혹케 하고 있다.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이 합법적으로 갑질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 셈이다.

반면 다른 직불시스템들은 기성의 지연지급 등 원도급사의 갑질을 막고, 법정 지급 기일을 준수하기 위해 기성 지급일에 한도를 두는 등 안전장치들을 도입하고 있어 비교되고 있다.

하도급업체들에게만 과도하게 부과되는 수수료도 문제로 지적된다. 철콘 전문업체인 B사 관계자는 “노무비닷컴을 사용하면 기존에는 들지 않던 수수료가 근로자 1명(건당)당 500원씩 발생한다”며 “인력 고용이 많은 공종의 업체는 연간 수천만원의 수수료를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 외에도 △건설근로자 등록 절차 등에서 행정력 소비가 크고 △임금지급 권한이 없어 현장 운영에 어려움이 있으며 △프로그램이 불안정하고 사용이 어려운 점 등 노무비닷컴 관련 다양한 불만들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수혜자 부담이 원칙인데 이 시스템은 이득을 보는 원도급사와 근로자보다 하도급사가 부담을 지는 모순이 있다”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남태규 기자 news883@naver.com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